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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 사다리

진실되게 살면 손해 볼까? - 논어의 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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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실된 말과 행동>

 

 

논어에 나오는 글입니다.

공자의 제자 자장(자공)이 공자에게 물었습니다.

간단히 보면 이런 문답이었습니다.

 

자장 : "어떻게 행동해야 좋을까요?"

공자 : "말과 행동을 진실되게 해라!"

 

과연 공자의 말처럼 진실되게 사는 게 잘하는 일인지

논어의 지혜를 들어봅니다.

 

 

 

 

<자장의 인물 됨>

 

자장은 공자의 제자 중에서도 인물이 수려했다고 합니다.

사람과 사귀기를 좋아하는 적극적인 성품이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정계에 진출하려는 마음을 품고 있었습니다.

 

논어에도 정계 진출에 관해 공자에게 질문하는 장면이 여럿 나옵니다.

이 질문도 그러한 맥락입니다.

정계에 진출하여 바르게 정치를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냐고 물은 것이죠.

 

 

 

이에 대해 공자는 말과 행동을 신실하게 하라고 답해주었습니다.

자장의 성격이 지나치게 외향적이고 인기를 얻으려 하는 면이 있음을

이미 간파하고 있던 공자가 젊은 제자에게 말과 행동을 진실되게 할 것을 주문한 것입니다.

사실 자장은 활달한 그 성격으로 인기도 많았고

실제로 정계에 진출해서 벼슬을 지내기도 했으며

타인의 장점을 칭찬하기를 잘했다고 합니다.

그러나 다른 이의 단점에 대해서는 비판을 잘했나 봅니다.

그러니 공자가 먼저 말과 행동을 진실되게 하라고 했던 것 같습니다.

그렇게 한다면 타인에 대해 과도한 비판이나

인기에 연연하지 않을 테니까요.

 


 

<어떻게 살아야 할까?>

 

그럼 공자의 말대로 말과 행동을 진실되게 하면

정치에 있어서나 일상생활에서, 사회생활에서 잘하는 것일까요?

진실되게 살면 손해를 보는 것이 아닐까요?

논어 공자의 말처럼 진실되게 사는 게 잘 사는 것일까요?

 

당연히 잘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그것이 나에게 좋은 결과를 가져오지만은 않습니다.

실제 사회생활에선 진실되게 행동할 때 오히려 피해를 입는 일도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 점이 삶에 있어 고민이 되는 부분이고 불합리한 점일 겁니다.

분명 진실되게 사는 것이 바른 삶인 것은 분명한데

그리만 살다가는 원치 않는 피해와 손해를 입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달리 생각해 보면 그러한 생각은 기우일 수 있습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사회생활을 하면서 술, 담배 안 하면 힘들다는 말이 있었습니다.

왕따가 되기 쉽고 상사의 눈에 들기 힘들다는 것이죠.

그러나 신실한 신앙심으로 술, 담배를 전혀 하지 않음에도 회사에서 승진만 잘하는 사람들도 많습니다.

자기 사업을 하는 경우에는 관공서에 뇌물을 안주고도 사업이 번창하는 경우도 얼마든지 있습니다.

그런 것을 보면 진실되게 산다고 해서 손해를 입을 것이라는 생각은 잘못된 것일 수 있습니다.

 

 

 

나이를 조금씩 먹으면서 보니

진실되게 살거나 그렇지 않게 살거나

성공할 사람은 성공하고 실패할 사람은 실패하는 것이 아닐까 합니다.

운명이 그렇게 정해져 있다는 게 아니라

성공과 실패는 진실된 삶의 태도와는 다른 문제라는 것입니다.

 

철저히 준비하고 사업에 뛰어들거나 열심히 공부를 하면

사업이 성공하거나 시험에 합격할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아무리 진실되고 착한 사람이라도 준비하지 않으면 좋은 결과를 낼 수가 없습니다.

그러나 나쁜 사람이라도 잘 준비하면 그 일에서 성공할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이걸 보아도 성공과 실패는 진실된 삶의 태도의 문제가 아니라

얼마나 잘 준비하는가의 문제임을 알 수 있습니다.

 

이러함에도 우리는 성공하려면 머리를 잘 써야 한다는 식으로 이야기하곤 합니다.

그런 사고방식은 결국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말라는 말로 귀결되어 약육강식의 사회를 만들게 됩니다.

 


 

<유일한 박사 이야기>

 

유한양행의 창업주인 고 유일한 박사님은 진실된 삶의 태도로 성공한 분의 모델입니다.

그분은 독실한 종교인으로서 회사 경영에도 신실함과 진실함으로 일관된 삶을 살았다고 합니다.

심지어 회사의 땅을 매각할 때도 시세보다 저렴하게 판매했습니다.

이에 주변 땅값의 하락을 우려한 주변 거주민들이 항의하자

땅값을 제값 이상으로 사고팔면 나라 경제에 해악이 된다고 하여 그들을 설득했다고 합니다.

 

 

박정희 군사정권 시절에는 정부에 정치 자금을 대주지 않아 미움을 사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정부에서 강제로 세무조사를 벌였습니다.

세무조사를 하면 지금이나 그 때나 털어서 먼지가 안 나올 수가 없습니다.

어떻게든 꿰맞추어 올가미를 씌울 수 있습니다.

그런데 유한양행을 세무 조사한 담당자가 정말 이 회사는

아무리 털어도 먼지가 나오지 않는다고 보고를 했다고 합니다.

그 보고를 받고 당시 대통령은 감동을 받고 훈장을 수여하기도 했습니다.

손을 봐주려다 오히려 감동을 받고 훈장을 수여했을 정도이니

얼마나 깨끗하게 정도를 지키며 회사를 운영했는지 알 수 있습니다.

 


 

<힘들어도 바르게 사는 것이 정답이다>

 

비록 세상이 잔머리 굴리며 살아야 한다고 해도,

정석대로 살다가는 손해만 본다고 유혹해도

바르게 살아야 합니다.

바르게 살되 지혜롭게 살면 됩니다.

그래서 성경에는 비둘기 같이 순결하고 뱀같이 지혜로우라고 한 것이 아닐까 합니다.

그러나 전제는 엄연히 바르게 사는 것이 먼저입니다.

지혜롭게 사는 것은 뒤의 일입니다.

비록 지혜가 부족하여 손해를 볼 지언정 바르게 사는 것이 의무입니다.

부족한 지혜는 주변의 도움으로 채울 수 있습니다.

그러나 바르게 사는 것은 주변의 도움으로 되는 일이 아닙니다.

그것은 오로지 자신의 몫입니다.

 

비록 손해를 볼지언정 바르게 살기로 결심하고 그렇게 사는 것이

우리가 후대에 물려줄 최고의 유산이 아닐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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